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외교적 갈등 심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를 개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발발 이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34척에 달했다고 언급하며 미국의 고강도 압박이 성과를 내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포기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합의는 없으며, 농축 우라늄을 되돌려 받거나 강제로 빼앗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해운 업계와 전문가들의 해석은 달랐다. 영국 해운 전문지 편집장은 주말 사이에 약 30척의 추적 가능한 선박 이동이 포착되었으나, 이는 미국의 압박 때문이라기보다는 휴전 직후 선박들이 서둘러 빠져나가려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데이터로도 '34척'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글로벌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의 집계에 따르면 12일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에 불과했으며, 일부 선박은 추적 장치를 끄거나 상업 추적망을 벗어났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 확인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해상 봉쇄는 선박들의 움직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포 위험을 우려한 유조선들은 해협 진입을 포기하고 회항했으며, 선박들은 미군 단속과 이란 억류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교착상태에 놓였다. 미국 시비에스 뉴스는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하여 중국행 원유 적재선인 ‘리치 스타리’호와 중국계 유조선 ‘오스트리아’호가 해협 입구에서 뱃머리를 돌았다고 보도했다.
이 상황에서 국제적인 반응도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언급했으나, 영국, 스페인,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거리를 두었다. 특히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쟁에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계획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란군 당국은 미국의 해상 봉쇄를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합동사령부는 국영 방송을 통해 미국의 봉쇄를 '불법이자 해적 행위'로 규정하며, 이란 항구 안보가 위협받는다면 주변국 항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